간증
(장애인 주일)간 증 문
어머니(故 서천석 전도사)께서 돌아가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갑작스런 소천에 많은 분들이 놀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와 가족들도 전혀 예기치 않았던 어머니의 장례를 어떻게 마쳤는지 당시에는 경황이 없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코로나로 인한 죽음의 시간들과 긴 터널을 헤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30여 년 전에 시신 기증을 하셨고 생전에 사후에는 가족들과 조용히 환송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장례를 대신하라고 유언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알리는 것도 장례 후에 알리게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난 이번 추모예배 때는 좀 더 많은 성도님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어머니의 소천으로 놀라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듯하여 지난해 소천 하시기까지의 일들과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은혜로 함께 해 주셨던 일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2021.3.4. 목요일에 서울 루디아의 집 청산위원회 모임이 있어 서울의 한 식당에서 김근택 장로님과 권사님, 어머니와 함께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서울 루디아의 집은 2014년 9월에 폐쇄하였고 시설을 정리하고 남은 잔금을 정리하기 위해 6년의 긴 시간 동안 기도하며 후원금을 기증할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날 회의에서 열린비전교회 예배당을 위한 헌금으로 드리자는 의견으로 회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3월 7일 주일날 아침에 교회에 가려고 준비하는 중에 제가 기침과 미열이 있어 교회에 가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날 오후에 강동 보건소에서 전화가 와서 함께 회의에 참석했던 한 분이 코로나 확진자라며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김장로님과 통화 후에 가평 보건소로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다음 날 8일 오전에 어머니는 음성으로 나오고 저만 확진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어머니를 제외한 3명이 확진자였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확진되면 온 가족이 함께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지만 작년에는 코로나 확진자는 무조건 격리시설로 가야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장애가 있고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이시라 혼자 집에 계실 수가 없어 그날 저녁에 루디아의 집에 자원봉사를 해 주시던 전도사님이 오셔서 안양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후인 4월 8일에 소천하셨습니다.
저는 9일 오후에 구급차를 타고 연천에 소재한 격리시설에서 1주일을 보내고 폐렴으로 포천병원에 입원하여 2주를 더 있다가 3월 29일에 퇴원하였습니다.
제가 격리시설에 있는 동안에는 어머니와 매일 통화하며 잘 지내시는 듯했는데 1주일쯤 지나고부터 어머니가 열이 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돌봐주시던 전도사님께서 걱정이 되니 안양과 가평 보건소, 다산콜센터 등에 전화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는데 해열제 먹고 집에 있어야 한다며 자가격리자는 14일 동안 절대 집 밖을 나올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때까지도 코로나로 열이 오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안양에 가신 후에도 어머니께서는 혼자 화장실 출입을 할 수 있으셨는데 어느 날부터는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며 돌보시던 전도사님께서 아무래도 낯선 집이 불편하신 것 같아서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며 다시 가평 집으로 모셔오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16일에 가평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18일 새벽에 호흡곤란으로 구급차를 타고 춘천강원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고 21일 만에 소천 하셨습니다.
새벽 3시에 병원 응급실에서 마지막 통화를 할 때만해도 의식이 있으셨는데 본인이 코로나로 입원한 것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저와 가족들 모두 병원에 입원했으니 치료받고 나오면 나을 것이라고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영원한 작별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이틀이 지나자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가족 면회를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저를 대신하여 다른 가족들이 면회를 갔고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사인과 함께 모니터로 누워 있는 어머니를 보고 왔는데 너무나도 평온하게 잠들어 계신 모습을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가 입원하신 후로 기도부탁을 할 수 있는 곳마다 상황을 놓고 함께 기도했고 돌아가실 거라고 믿어지지 않았지만 소천을 대비해서 장례절차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때 포천 병원에 입원한 채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불안하거나 두렵지 않았는데 깨어 있는 시간들은 말씀을 들으면서 견딜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의 기도로 저를 붙잡아 주셨습니다.
소천하시기 전까지 병원에서는 5번이나 고비를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연락이 왔지만 그때마다 중보 기도로 위기를 넘기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3월 29일 병원에서 퇴원한 후 집에서 고난주간을 보내고 4월 4일 부활절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4월 7일 저녁에 병원에서 그 밤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고 면회를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늦은 밤 자원봉사를 해 주시던 전도사님과 함께 모니터로 누워계신 어머니를 처음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평온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잠이 들어 계신 어머니를 보니 슬픔이 아닌 평안이 느껴졌고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만지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물과도 같은 위로가 전해졌습니다.
그 밤을 무사히 넘기고 또 생명이 연장되는 듯했으나 다음 날 병원에서 혈압이 떨어진다고 임종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오후 1시 15분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가 온몸에 부착했던 줄들을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 임종시각에 맞춰 간 것입니다. 모니터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데 영이 떠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슬픔 대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고통 없이 평안하게 계시다가 천국에 가셨다고 생각하니 위로가 되고 감사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코로나로 입원한 환자들은 젊은 사람이라도 극심한 고통으로 얼굴의 변형이 오거나 검은색이 도는데 어머니는 너무나 평온하게 지내셨고 21일이나 생명이 연장되어 내심 기적을 바라기도 했다면서 고통 없이 평안히 소천 하셨을 것이라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소천 다음 날 화장을 마치고 4월 10일 용인 로뎀파크 수목장에서 목사님의 집도로 장례예배를 드렸습니다. 생전에 늘 즐겨 부르시던 <나의 생명 드리니>로 시작하여 장례 때 부를 찬송가를 어머니께서 미리 지정해 주신대로 목사님께 말씀 드렸고 올해 1주기 추모 예배 때도 함께 불렀습니다.
생전에 유언하신 대로 장례 때는 천국 가는 환송 예배니까 슬퍼하지 말고, 검은색 옷이 아닌 가장 화려하고 예쁜 옷을 입고 기쁘게 예배를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부조금도 받지 말고 예배 후에는 멋진 곳에서 식사를 대접해 드리라고 하셨는데 코로나로 함께 식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너무 슬퍼하지 않고 소박한 차림으로 환송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예기지 않게 빨리 가실 줄 모르고 영정사진도 준비하지 못했지만 환송예배에 맞게 행복하게 웃으시는 사진도 오래전에 미리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감사한 것은 마지막에 논의했던 서울 루디아의 집 후원금은 교회에 건축헌금으로 드리기로 결정하고 소천 하셔서 그 뜻대로 집행할 수 있었습니다.
생전에 아파서 누워 있다가 가기 싫다고 일하다 가게 해 달라고 평생 기도하셨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사명은 후원금을 놓고 기도하고 결정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이었고 기도대로 일하다 소천하셨습니다.
이제 기도하는 것은 코로나로 학교 강당에서 예배드리기가 힘들었는데 건축헌금으로 바쳐진 후원금이 적은 마중물이 되어 열린비전교회 예배당을 위한 헌금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풍파와 상관없이 마음껏 예배하며 많은 영혼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는 방주가 되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열린비전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루디아의 집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셨고 봉사와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어머니를 대신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2. 4. 24. 장애인주일
서 미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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